2023년 4월 16일,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날이다.
우리의 목적지, 그곳에서의 목표에 대해 설명을 해보려고 한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홍고린엘스라는 사막이다. 우리는 홍고린엘스에서 20km 떨어진 지점부터 트레킹을 하여 홍고린엘스로 가려는 목표를 세웠다. 트레킹 시작지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라는 사막도시에서 차를 구해 120km가량을 이동해야 했다.
달란자드가드는 몽골의 남고비사막, 움누고비에 위치한 도시이다.
홍고린엘스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https://maps.app.goo.gl/nyiArtzXG8tXGK3j9?g_st=com.google.maps.preview.copy
홍고린엘스
www.google.com
아침 7시가 좀 넘어서 우리는 엣저를 만났다. 엣저가 숙소 앞까지 데리러 온다고 하여 매우 편하게 이동했다. 터미널까지 가면서 엣저와 홉스골에서 있었던 일,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버스 출발 시간은 오전 9시였다. 오늘의 버스 탑승시간은 약 9시간 반 정도였다. 홉스골 호수를 갈 때보다 적게 걸려 그나마 다행이었다. 버스의 시설은 비슷비슷한가 보다.
그래도 당일출발, 당일 도착이어서 그리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정시에 버스는 출발했다. 점점 남쪽으로 가다 보니 날도 따뜻해지고 기분 좋은 바람도 불었다. 휴게소도 들러서 현지인들에게 밥 사 먹는 법도 알아내어 문제없이 점심 끼니도 해결했다. 다시 버스는 출발하고 우리는 인고의 시간을 견뎠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달란자드가드에 도착할 때 즈음, 우리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아직 해가 쨍쨍하고 좋은 날씨였는데 저 멀리 보이는 하늘은 그렇지 못했다. 온전한 잿빛의 무언가가 하늘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뭔가 찝찝했지만 별 일 아니겠거니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목적지로 향했다.
하지만 그 별 일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 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달란자드가드에 도착하니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고 곧 모래바람이 우리를 에워쌌다.
그렇다. 황사이다. 4월이면 황사의 계절이다. 대한민국에 불어오는 황사의 주 발원지는 고비사막이다. 우리는 하필 4월에 황사의 발원지 안으로 들어와 버린 것이다. 간과했다. 사실 상식 선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냥 사막 트레킹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어 홀린 듯이 이곳으로 왔다.
일단 숙소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일단 버스터미널에서 시내로 가야 했는데, 날씨 탓인지 버스터미널에는 택시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 갈 방법이 없어서 당황하고 포기하며 앉아있었는데 한 현지인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를 시내까지 태워주시겠다고 하셨다. 하늘에서 동아줄이 하나 내려왔다. 정말 다행이었다. 모래바람 속에서 꼼짝없이 5km 이상을 걸어갈 뻔했는데 구세주가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알아본 숙소로 떠났다.
그렇게 숙박비를 물어보고 체크인하기 위해 숙소 로비로 들어갔다. 근데 로비에는 아무도 없었다. 몇 분을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자 데스크에 안내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받지도 않았다. 우리는 또 난관에 빠졌다. 어떻게 알아보고 온 숙소인데 여기서 또 다른 숙소를 찾기도 힘들었고 이 날씨에 또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아무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직원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다른 숙소를 찾고 길을 떠나기로 했다. 시간은 오후 7시가 다 되어갔다. 긴 여정에 우리는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숙소로 가는 길 중 반 이상을 간 지점에서 저 멀리 엄청난 규모의 황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무지막지하고 무서운 것은 단순한 모래바람이 아니라 모래폭풍이었다.

무서운 감정이 드는 동시에 경이롭다는 생각을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크기에 넋을 놓고 쳐다봤다. 하지만 이럴 시간이 없었다. 저 모래폭풍은 점점 다가왔고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숙소에 가야만 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모래폭풍은 우리를 덮쳤다. 모래와 작은 돌들이 몸을 때렸다. 시야는 아예 보이지 않고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그냥 그 자리에 서서 모래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숨도 잘 못 쉬겠고 몸이 모래로 덮여가고 있었다. 조금 지나니 폭풍이 지나가서 다시 숙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숙소의 이름은 Diamond Hotel이었다. 갈 곳도 없고 몸도 지쳤기에 조금 가격대가 있는 곳으로 왔다. 1박 2인기준 한화로 5~6만 원선이었다. 인당 2~3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비합리적인 가격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시설은 꽤 좋았다. 2인실이었고, 잘 정돈된 침구류와 깔끔한 화장실이 마음에 들었다.
위치는 다음과 같다.
https://maps.app.goo.gl/M2jHDDUK4gVbden78?g_st=com.google.maps.preview.copy
Diamond hotel · Dalanzadgad
www.google.com
지친 우리는 깔끔하게 씻고 밥을 먹기로 했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나가지는 못하고 한식집에서 배달을 시켜 먹기로 했다. 닭볶음탕과 라볶이를 시켰다.

배달이 되는 점도 신기하고 비주얼도 꽤 괜찮아서 기대감을 안고 한 입 먹었다. 솔직히 맛이 너무 없었다. 그냥 생김새만 한식이지 한식을 가장한 몽골음식 같았다. 돈도 꽤 들여서 기대하며 먹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기대를 완전히 잊게 할 정도였다. 그냥 고기와 밥, 약간의 반찬만 먹고 대부분을 남겼다. 풀리는 일이 없었다.
너무 피곤해서 앞으로의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잠에 들기로 했다. 계획은 다음날 세우기로 했다.
이 여행의 끝은 어떨까 궁금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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