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몽골] - 홉스골 호수 / 홉스골 추천카페

Minsuslife 2025. 3. 11. 21:42

2023년 4월 14일 아침이 되었다. 오늘은 다시 울란바토르로 가는 날이다. 버스 시간은 동일하게 오후 8시였다. 저번 글에서 말을 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이 있는데, 므릉에서 홉스골 호수를 들어올 때 태워주셨던 기사님이 갈 때도 연락하면 데리러 오시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아침에 기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오후 2시에 하트갈로 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다. 

카페로 향하는 길

 
 
우리는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오후 두 시까지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그러던 도중 숙소 주인분의 추천으로 카페를 가기로 했다. 이 동네에서 유명한 카페인데 커피가 참 맛있다고 하신 말씀을 듣고 별다른 고민 없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므릉 버스터미널로 가기로 했다. 
 
카페 이름은 New Roots Coffee이다. 위치는 위 링크와 같다. 
 
 
https://maps.app.goo.gl/uUtytfCTM9BU3smZA

New Roots Coffee · 3r bag, 12/3, Hatgal, 몽골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kr

 
 
 
통나무로 만들어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카페인데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동네 아주머니들과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음료를 마시지 않아도 카페 안에서 쉬게 해주는 것 같았다. 대한민국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는데 몽골이니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에서 카페 사장님의 마음이 보여 이 공간이 나에게 주는 첫인상은 매우 좋았다.
 

New Roots coffee

 
 
우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라떼, 초코브라우니를 시켰다. 밖은 춥지만 카페 안은 따뜻하여 얼음이 들어간 음료를 주문했다. 커피가 나오고 한 모금했는데 적잖이 놀랐다. 선입견의 폐해였다.
 
나는 이 카페가 시골에 있고, 사장님이 그리 전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커피 맛도 그냥 대중적인 프랜차이즈 커피 맛일 줄 알았다. 하지만 입을 대고 커피를 마시며 향을 느끼는 순간 내가 성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냥 단순히 진하고 쓴 맛이 아닌 적절한 산미와 약간의 진함이 섞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맛이 아닐 수 없었다.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색이 참 예쁜 라떼(나는 아메리카노)

 
브라우니도 상당히 맛있었다. 여쭤보니 직접 만드신다고 하시는데 한국에서 먹던 웬만한 디저트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공간의 특수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맛있는 맛임에 틀림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기사님이 올 시간이 다 되어갔다. 기사님은 2시쯤 도착하셨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데리러 오신 기사님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가웠다. 뭔가 의지가 됐달까. 그렇게 우리는 다시 므릉으로 가는 길을 떠났다. 중간중간 상당히 많은 말과 양들이 도로를 막거나 지나가고 있어서 몇 분간 기다린 적도 있었다. 속이 좀 답답했지만 "뭐 몽골이니까" 하고 넘겼다. 몽골 아니면 이런 광경을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말들

 
 
별 탈 없이 우리는 므릉에 잘 도착했고, 이틀 전 므릉에 오자마자 돌아가는 티켓을 끊어놓은 덕에 자리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또 시간이 비었다. 도착하니 거의 오후 4시쯤 됐는데, 버스 출발시간은 8시이니 4시간 동안 뭘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결국 생각해 낸 것은 카페와 저녁식사였다. 므릉이 꽤 큰 도시여서 곳곳에 잘 꾸며놓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있었다. 
 
 
우리는 Mango coffee&dessert 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동행자와 나는 군생활 시절 망고요거트스무디에 대한 추억이 많다. 그래서 구글로 검색하여 이 카페에 들어왔다. 이 카페에 들어온 것은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https://maps.app.goo.gl/9kP5giD9uqGjk8RU8

MANGO coffee&dessert · Coffee shop, Байгал төв, 1-р давхарт Baigal center, 1st floor, Murun, Khovsgol 67000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kr

 
 
일단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참 신기했던 점이 인테리어가 한국의 카페와 비슷했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았다. 몽골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트렌디함이 정말 새롭게 다가왔다. 카페 안에 학생들도 꽤 있었는데 왜 학생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역시 망고요거트스무디 두 잔을 시켰다. 근데 받아보니 웬 걸 비주얼이 말도 안 됐다. 매우 큰 유리잔에 담겨 나왔는데 딱 봐도 맛있게 보였다. 사진을 아래 첨부했다. 
 

말도 안되는 비주얼의 망고요거트 스무디

 
 
맛은 생긴 대로 너무 맛있었다. 안 그래도 둘 다 망고요거트스무디를 좋아하고 이 음료에 대한 추억도 가지고 있는데 맛도 있으니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반신반의하며 들어왔지만 결론은 해피엔딩이었다. 뭔가 모르게 스무디를 먹다가 배가 많이 차서 우리 둘은 저녁을 거르기로 했다. 저녁을 먹지 않아 남는 시간은 와이파이도 잘 터지는 카페에서 좀 더 소비했다.
 
그렇게 버스를 탈 시간이 되고 우리는 울란바토르로 가는 13시간을 보내야 했다. 시끄러운 버스, 망가진 도로가 날 괴롭혔지만 홉스골에서의 아름다운 인연과 추억 때문이었는지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 당황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우연으로 새로운 인연을 맺고, 그 새로운 인연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홉스골이었다. 내 생에 이런 우연이, 기회가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나를 더 성장할 수 있게 만든 지난 간의 3일인 것 같아 또 다른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원동력도 되었다.
 
그렇게 몽골의 홉스골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https://www.instagram.com/minsus_life?igsh=ZG9kazN5Ymtzazhv&utm_source=qr

현민수(@minsus_life)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527명, 팔로잉 275명, 게시물 36개 - 현민수(@minsus_life)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Instagram: Minsus_life